지금 사는 동네에 거주한 지 어언 6년.
1-2주에 한 번은 꼭 가는 유일한 동네 단골 카페가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인데, 저는 그곳에 매번 밥을 먹으러 갑니다.
한국의 카페에서는 밥을 파는 곳은 없지만,
왜인지 일본의 카페. 특히 개인 카페에서는 밥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동네 안쪽에서 역 앞으로 이전을 해서 이전보다는 가기가 불편해졌지만,
오래오래 살아 남아 주었으면.. 하는 그런 가게!
역 앞으로 이전을 하면서 새로 만든 메뉴판 첫 페이지에 이 카페를 운영하는 점장님의 철학이 담겨 있어 소개를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어렸을 때, 집 근처에 찻집이 있었습니다. 배가 고프면 그 가게에 가서 점심을 먹는 것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어느 거리에나 있는 평범한 찻집은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특별한 것 같은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 가게는 저에게는 왠지 편한 곳이었습니다.
그로부터 40년, 당시 받은 친절함을 슬슬 돌려주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가정요리의 수행을 쌓은 제가 할 수 있는 답례는 가정의 맛을 전하는 것.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이 가게가 모두에게 쉴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이런 그의 바람대로, 저의 단골 카페는 평범함 그 자체이긴 합니다.
맛이 너무 특별해!! 와 미친!! 이런 느낌은 없지만,
먹으면 미소가 절로 나는 그런 일본 가정식을 먹을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밥 사진도 자주 공유 하기도 했었지만,
어떤 밥이 나오길래..?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일부 가져와 봅니다.
고정메뉴 6개 정도 + 스페셜 메뉴가 있는데, 스페셜 런치 메뉴는 2-3일에 한 번씩 바뀝니다.
계란 값이 많이 올랐어도 양의 변함은 없는 폭신폭신 계란
생선 메뉴는 진짜 사랑입니다.
두부 함바그!! 건강에도 좋을 것 같은 메뉴인데 맛도 너무 좋습니다.
고기 메뉴도 물론 좋아하지요-
시소라는 제가 잘 못 먹는 야채도 가끔 올라가는데, 고기와의 조합이 좋아서 맛있게 먹게 됩니다.
튀김은 말해 뭐해..
닭!! 닭볶음탕이랑 닮아 보이지만 베이스 소스는 토마토입니다.
고기 메뉴가 많이 나오긴 하는 듯!
역 앞으로 옮기면서, 역 앞에서 이전에 운영하던 카페는 영업을 종료하며 바통터치를 했는데,
그때 그 전 가게의 간판 메뉴였던 그린카레 비법을 전수받아서 고정 메뉴로 등장!
눈치챈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스페셜 런치 메뉴에는 반찬 2개가 추가로 등장하고,
고정 메뉴에는 추가 반찬은 같이 안 나옵니다.
매번 스페셜 런치에 밀려서 고정 런치는 자주 못 먹는데, 간혹 스페셜 런치가 다 팔린 날은 아싸! 하며 고정 메뉴를 시킵니다.
그리고 점심 먹고 늦게 카페 가는 날, 혹은 밥이 안 땡기는 날에는 샌드위치를 먹습니다.
총 3개의 메뉴가 있는데 최근에는 따끈따끈한 샌드를 먹었습니다.
맛없을 수 없는 계란 햄 치즈 조합!
친척분이 주셨다며 아키타 포도도 3송이 받아먹었습니다. 달다!!
이전하면서 새로 생긴 베이글 샌드위치!!
일본에서 자주 등장하는 BLT(베이컨, 양상추, 토마토) 샌드위치입니다.
그리고 살짝은 짭짜롬한 샌드위치!
이 아이 이전하고는 안 먹었는데 사진을 보니 먹고 싶어 지네요
정말 매번 밥 메뉴에 밀려서 샌드위치도 맛있는데.... 하핫
그리고 지금부터는 디저트 메뉴!
쉬폰 케익이랑 치즈 케익도 있는데, 사이즈가 꽤 커서 밥 먹고 먹기엔 살짝 부담스러웠는데,
이전을 하면서 미니 디저트가 등장했습니다.
초반에는 몇주에 한 번씩 메뉴가 바뀌었는데, 요즘에는 계절별로 메뉴를 바꾸는 듯!
녹차 파운드 케익 두 조각
여름에 딱인 커피젤리
고구마가 들어간 무스였나? 여하튼 맛있습니다.
쿠키 세트-
미니 머핀
올해 여름에 등장했던 떡 + 팥앙금
역 쪽에 다른 음식점들도 진짜 많긴 한데,
단골로 가게 되는 이 카페 메뉴가 매번 바뀌니,
쉬는 날 역 근처로 점심 먹으러 갈 때는 매번 같은 카페만 가게 됩니다 :)
오늘도 그래서 카페 다녀왔네요.
이 카페가 고객들에게 평범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점장님의 철학이 전 너무 맘에 듭니다.
오늘은 올해 처음으로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사진을 보다보니 밥이 땡기네요!
내일 또 한 번 나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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