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일상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사람

군찐감자만두 2019. 9. 14.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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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니의 소개로 알게된 김창옥 교수님의 강연을 가끔 본다. 

오늘도 추천이라며 링크가 왔길래 잠도 안와서 열어봤다. 

 

타이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사람 

일단 타이틀 좋고요- ㅎㅎ 

하버드에서 강의를 했다는 헨리 나우웬 이라는 사람의 일화가 소개됬다. 

젊을때부터 성직자에 책도 여러권 출간에 집 자체도 풍족했다는 그가 말년에 우울증이 왔다고 한다. 

 

정신 지체자 들이 있는 곳에 가게된 그에게 그들은 넌 누구야? 라고 질문했고, 

그는 하버드 대학 영성학 교수 헨리 나우웬 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이들은 하버드가 뭔데? 라 되물었고, 

공부를 하기 위해 지성인들이 가는 대학교다 라고 설명을 했더니, 

이번엔 공부는 왜 하는데? 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과 인맥이 있는지 설명하려 해도 그들을 이해시킬 수 없었고, 

책에 헨리 나우웬은 이를

"이들은 신이 인간을 대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게 나를 대하고 있다."

라 표현했다. 

 

오랜만에 어린왕자가 떠올랐다. 

어른들은 자기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자기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몇 평의 집에 사는지 재산이 얼마나 있는지 설명하지만, 

그것들은 그가 누구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어느새 어른이라는 물리적인 나이에 진입한 나는 그와 다르지 않다. 

사람들의 직업을 듣고 우와- 하고 감탄하고, 

사는 동네, 한달 집세, 월급을 보며 그 사람을 정의하는데에 익숙해져 있다.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헨리나우웬이 만났던 그들에게, 어린왕자에게 말해줄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아마 나도 넌 어떤 사람이야? 라 물어보면 나의 직장이나 경력, 학교를 먼저 말하지 않을까? 

그것들을 때면 난 내가 누군지 설명할 수 있을까? 

또 그것들을 빼고나면 나는 누군가에게 흥미로운 존재일 수 있을까? 

 

누군가가 나의 경력이나 직장을 듣고 우와- 라고 반응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보다는 쑥쓰럽고 괜시리 몸둘바를 모르겠던 경험이 생각났다. 

그 것이 나를 표현하지도 않고, 감탄사를 들으면 괜히 과대평가 된 것 같아 사기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기분은 어느새 잊고,

회사에서 고객들을 만나고 그들의 직업을 들으면 습관적인 감탄사를 내뱉었던 내가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나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그들의 지위로 평가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직장에 가면 매일매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 지나간다. 

언젠간 나도 그들을 타이틀 싹 빼고 하나의 인격체로서 대해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고 이상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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